이익치씨 배임혐의 기소…지급보증 이사회 안거쳐

  • 입력 2004년 6월 30일 19시 21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국민수·鞠敏秀)는 30일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현대중공업에 지급보증 각서를 써준 혐의(배임)로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97년 6월 현대전자가 캐나다 금융기관인 CIBC로부터 1억7500만 달러(약 1550억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옵션 의무를 지도록 하기 위해 “현대중공업에 손해가 날 경우 현대증권 등이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손해보전 각서를 이사회 결의 없이 써 준 혐의다.

이씨는 현대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투신 주식을 CIBC에 파는 과정에서 CIBC가 풋 옵션(미래에 주가가 떨어질 경우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을 달라고 요구하자 주식을 되살 의무(옵션 의무)를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에 지우면서 대신 이 각서를 써줬다.

2000년 3월 현대투신의 주가가 떨어지자 CIBC는 풋옵션을 행사해 현대중공업은 2억2000만달러(약 2478억원)를 손해 봤으나 현대증권 등은 자금난을 이유로 손해보전을 거절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이씨 등을 상대로 2억2000만달러의 연대지급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내 2002년 1월 1심에서 청구액의 70%에 이르는 1718억원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받았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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