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마땅한 투자 대상이 떠오르지 않는 탓에 부동산 시장 내 부동(浮動)자금이 토지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수도 이전, 토지 규제 합리화, 농지법 개정 등 최근 발표된 정부 정책도 토지시장을 옥죄기보다는 활성화하는 쪽이다.
다만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등 악재도 만만치 않아 개발 재료를 갖춘 곳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세에 그칠 전망이다.
▽주요 정책 변수=곧 수도 이전 대상지의 윤곽이 드러난다. 50만명의 인구가 이동하고 2030년까지 45조6000억원이 들어간다. 정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토지시장의 지각 변동을 낳을 대역사(大役事)다.
정부가 추진 중인 토지규제 합리화도 토지시장에 긍정적인 변수. 토지이용 규제를 단순화 투명화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 토지이용규제기본법을 만들고 2006년까지 토지 관련 112개 법안을 통폐합한다. 2006년 토지정보 전산화까지 완료되면 토지 개발 비용 및 기간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지법 개정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이르면 내년 말부터 도시민의 농지 소유 제한이 사실상 사라진다. 이에 따라 그동안 매입 절차가 까다로워 제 대접을 받지 못했던 농지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신흥 도시 인근 도로변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는 개발 가능성이 높아 투자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망지역=수도 이전 대상지가 확정되면 반경 10km 지역 바깥에 있는 4, 5개 인근 시군의 토지에 투자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규제가 적어 환금성이 높기 때문이다.
4개 후보지 모두에 가까운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과 충북 청원군 오송리 일대가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경부고속철도 역사 배후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충남 천안 아산시 인근 지역도 꾸준히 관심을 끌 전망.
개발 재료가 풍부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부분적인 강세가 점쳐진다.
경기 파주시는 월롱면에 LG필립스의 LCD공장(51만평)이 건설되고 교하읍에 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가 조성된다. 경기 평택시는 평택항 확장, 용산 미군기지 이전, 포승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의 재료가 있다. 용인시는 2005년 경전철 착공과 분당선 연장 등 교통망 확충이 예정돼 있다. 화성시는 동탄신도시 건설과 연계 교통망 확충으로 최근 부상하고 있는 지역.
이 밖에 △공공기관 이전 대상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는 강원 원주시, 경북 김천시, 전북 익산시 △제2영동고속도로 건설과 경춘선 복선전철화로 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강원 춘천치 등도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 유의점=토지는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
토지가 상품성을 갖추려면 개발이 가능해야 하고 확실한 개발 재료가 있어야 한다.
개발하기 어려운 보전 산지나 맹지(盲地·도로와 접하지 않은 땅)는 투자를 피하는 게 좋다.
지방자치단체의 개발 계획은 의외의 변수가 많으므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해당 지자체에 시행기관, 착공 및 준공 연도는 물론 재원 확보 가능성까지 묻고 따져봐야 한다. 똑 떨어지는 재원 확보 방안이 없는 개발 대상지에서는 단기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토지투자의 기본인데도 초보 투자자들이 소홀히 하는 것이 현장 답사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에 따르면 마케팅업체의 달콤한 말에 속아 거액을 주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땅을 사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고 한다. 현지 중개업소에 들러 한마디만 물어봐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사기 정보에 속아 전 재산을 날리는 경우도 많다. (도움말:진명기 JMK플래닝 대표)
토지시장 관련 주요 정책 내용 | ||
주요정책 | 주요 내용 | 효과 |
농지법 개정안 | -도시민의 농지소유제한 폐지 -위탁영농 활성화 -농지은행제도 도입 | -농지 거래 활기 띨 전망 -도시민 자본 유입을 통한 농촌 경제 활성화 -농지 전용시 개발이익 환수 방안 검토 중 |
토지규제 개혁 방안 | -112개 토지 관련 법률 통폐합해 복잡한 토지규제 합리화 -토지 이용 활성화 | -관련 부서별 밥그릇 싸움 우려 -토지거래 활성화되면서 땅값이 상승할 가능성 큼 |
수도 이전 | -국토의 균형 발전과 인구 분산을 위해 행정수도 이전 추진-2300만평 규모로 조성 | -2030년까지 45조6000억원(정부 재정지출 11조 2000억원 포함) 투자 -이외 공사비 인건비 상승 감안하면 95조∼120조원 투자 이뤄질 듯 -충청권 토지시장 활성화 |
자료:JMK플래닝·건설교통부·농림부 |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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