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 상반기 수익률 채권형은 웃고 주식형은 울고

  • 입력 2004년 7월 4일 17시 46분


올 상반기 펀드시장에서 주식형 펀드는 부진을 면치 못한 반면 채권형 펀드는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식형 펀드 가운데 주식 투자비중이 30% 이상인 경우 대부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펀드자금도 주식형에서는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머니마켓펀드(MMF·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초단기펀드)를 중심으로 채권형에서는 크게 늘어났다. 투자자들이 안정성 높은 투자상품을 선호한 것.

펀드정보업체 ‘한국펀드평가’는 2684개 펀드를 대상으로 지난해 말 대비 6월 말 현재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를 4일 공개했다.

▽채권형 펀드의 압승=펀드 자산의 6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의 경우 올 상반기 수익률이 장기형(펀드 가입일로부터 1년 이내 해지할 때 환매수수료가 붙는 상품)은 물론 단중기형(6개월 이내 해지시 환매수수료가 붙는 상품)도 3%에 육박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6%에 가까운 수치로 1년 만기 정기예금(3.8%대)을 크게 웃돈다.

MMF도 상반기에 1.83%로 정기예금 금리 수준에 맞먹는 수익률을 보여줬다.

반면 주식형은 주식 투자비중이 30% 미만인 ‘주식 저(低)편입형’을 제외하곤 대부분 마이너스였다. 특히 주식투자비중이 60% 이상인 ‘주식 고(高)편입형’의 상반기 수익률은 ―4.59%로 종합주가지수의 수익률(―3.07%)보다 나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4월 23일 이후 6월 말까지 종합주가지수가 2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면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보수적으로 운용한 주식형 펀드는 괜찮았다=하지만 주식 고편입형 펀드 가운데에서도 수익률 상위 20개 이내 펀드는 종합주가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특히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마이다스 블루칩 배당주식형 펀드’(2.84%) △PCA투신운용의 ‘PCA 업종일등주식 D-1’(2.35%)와 ‘PCA 베스트 그로스 주식 A-1’(2.12%) △SEI에셋코리아의 ‘세이 고배당주식형 펀드’(0.66%) 등은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올렸다.

이들을 포함한 상위 20개 펀드는 대부분 △주가지수와 연계해 움직이되 하락 장에서 소극적으로 운용하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이거나 △시장변화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배당주펀드이거나 △실적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가치주’ 및 경기 변동에 관계없이 꾸준한 영업실적과 주가 수준을 유지하는 ‘경기방어주’ 등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들이다.

▽기대를 밑돈 절대수익형 펀드=한편 올해 초 주가 움직임에 상관없이 일정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판매된 절대수익형 펀드들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이들 펀드 대부분이 ‘정기예금+α’나 ‘연 8∼10% 안팎’의 목표수익률을 제시했으나 6월 말 현재 수익률이 이를 넘어선 것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한국펀드평가는 “펀드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상품이라며 실제로 조사대상 펀드의 대부분의 1년 이상 수익률은 정기예금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기간의 운용결과를 놓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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