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500% 살인적 사채금리

서울에 사는 P씨는 작년 5월 초 사채(私債)업자에게서 열흘간 100만원을 빌리면서 선(先)이자 30만원을 떼이고 70만원을 지급받았다.

70만원에 대한 열흘 이자가 30만원인 셈으로 이를 일년으로 환산하면 연 1500%를 넘어서는 살인적인 금리다.

사채업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P씨가 열흘 후 100만원을 갚지 못하자 하루에 1만5000원씩의 연체이자를 별도로 받아냈다.

신용이 악화돼 신용카드 대출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이 늘면서 사채업자에 의한 고금리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5월 한 달간 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고금리 사채 피해를 분석한 결과 무등록 대부업자들이 적용하는 금리는 평균 연 260%로 지난해 5월의 연 164% 수준보다 1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열흘에 10%씩의 고금리를 떼는 사례가 늘고 있고 일부에서는 연 1000%가 넘는 초고금리로 인한 사채 피해도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이 5월 한 달간 사채업자를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당국에 통보한 건수도 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금감원은 법정 상한선인 연이자 66%를 초과하는 계약은 이행의무가 없다고 강조하며 불가피하게 사채피해를 당하게 된 경우에는 수사당국이나 금감원의 사금융피해신고센터(02-3786-8655∼8)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