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장 “빌 게이츠도 한국선 성공 못할것”

  • 입력 2004년 7월 5일 17시 59분


“한국의 지식정보산업은 잘못되거나 비정상적인 환경에 놓여 있다. 이 상태에서는 빌 게이츠가 한국에 와서 사업을 하더라도 성공하기 힘들다.”

한국 소프트웨어산업의 대표주자인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사장(사진)이 최근 불법복제와 공짜 인식이 판치는 국내 소프트웨어산업 실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안 사장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www.ahnlab.com)에 올린 ‘2만달러 시대를 위한 두 가지 키워드’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식정보 산업의 성장에 필요한 세 가지 인프라가 모두 취약하다”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첫 번째는 소프트웨어가 공짜라는 인식.

그는 “기업과 관공서에서 아직도 소프트웨어가 공짜라는 인식이 존재하며 특히 불법복제가 방조, 용인되는 환경에서 학생들이 자라고 있다”며 “이대로는 소프트웨어산업의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 시스템통합(SI) 업체에 기댄 영업활동과 이로 인한 협상력 저하 등 시장 시스템의 문제를 꼬집었다. 또 경쟁력 없는 기업이 퇴출되지 않는 구조도 비판했다. ‘눈 먼 돈’으로 수명을 연장한 기업들이 덤핑 등으로 건실한 업체까지 부실화시킨다는 것.

마지막으로 그는 “좋은 솔루션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기보다는 얼마나 예산을 절감했는지 등으로 공공기관의 전산 담당자들을 평가 감사하는 시스템이 지식정보산업을 육성시키려는 의지를 꺾는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이런 환경은 정보기술(IT) 종사자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불행”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세 가지 인프라에 대한 개선 노력이 이뤄져야만 한국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지식정보산업의 강국으로 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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