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성형외과도 불황넘기 안간힘…저렴한 시술 크게 증가

  • 입력 2004년 7월 6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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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정모씨(25·여·서울 양천구 목동)는 낮은 코가 항상 불만이었다. 최근 휴가를 맞아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를 찾은 정씨는 코 전체 수술 대신 코끝만 살짝 올려주는 ‘코끝 성형’을 권유받았다. 수술비는 100만원 정도로 일반 코 수술의 반값.

저렴한 명품을 뜻하는 ‘매스티지’가 올해 소비시장의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 강남 일대의 성형외과에도 기존 수술보다 싼 비용으로 상당한 효과를 내는 ‘매스티지 수술’이 유행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성형외과를 운영 중인 김형준(金亨俊) 원장은 “지난해까지는 코 전체 수술이 대부분이었는데 올 들어 비용 부담도 적고 수술한 표시도 잘 나지 않는 코끝성형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는 코끝만 집중적으로 성형해 기존의 전체 성형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쌍꺼풀 수술도 피부를 절개하는 절개법 대신 눈꺼풀 위에 구멍을 낸 다음 눈 뜨는 근육과 피부를 묶어 쌍꺼풀 라인을 만드는 일명 ‘퀵 쌍꺼풀’이 인기다. 이 수술은 100만원대로 기존 절개법에 비해 50만원 정도 싸다.

턱을 깎는 대신 보톡스를 주사해 안면 윤곽을 줄이는 시술도 올해 들어 급격히 늘고 있다. 턱을 깎는 수술이 500만∼600만원 정도인 데 비해 보톡스 수술은 80만∼100만원대로 훨씬 저렴하다.이처럼 강남 병원들이 변신을 꾀하는 데는 2002년 하반기 이후 불어닥친 불황의 영향이 크다. 한 개원의는 “강남의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이 2002년 이전에 비해 매출이 20∼30% 이상 떨어졌다”며 “통폐합하며 의원 수는 줄지만 새로 개업하겠다고 덤비는 의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매스티지(Masstige)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의 합성어. 중고가의 가격대로 ‘명품’ 이미지를 갖췄으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한 제품들을 말한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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