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산업자원부의 ‘하반기 수출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설비투자 부진으로 수출 물량이 늘어나기 어려운 데다 고유가로 인한 세계 경기 위축, 중국의 긴축정책과 미국의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4·4분기(10∼12월)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작년 9∼12월 수출 실적이 워낙 좋아 ‘전년 동기(同期) 대비’로 집계되는 올해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는 ‘기술적 반락(反落)’도 예상됐다.
이를 반영하듯 이희범(李熙範) 산자부 장관은 최근 한 인터넷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상반기 38%에 달했던 수출 증가율이 하반기에는 한 자릿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의 앤디 시에 아시아태평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말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중국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히게 돼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유럽계 투자은행인 UBS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출은 곧 정점에 이르게 되고 이는 가계수입 감소와 일자리 창출 둔화를 의미한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포인트 낮은 5.1%로 잡았다.
또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3·4분기(7∼9월) 수출경기실사지수(EBSI)는 123.8로 2·4분기(4∼6월)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수출 증가율 둔화가 확실시됨에 따라 하반기 경제가 상반기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권혁부(權赫夫)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 둔화에 따른 성장률 저하를 소비와 투자 증가율이 보전해 줘야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여의치 않다”며 “1·4분기(1∼3월) 성장률이 5.3%를 나타냈지만 하반기에는 5%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반면 한국은행 조사총괄과 장민(張珉) 차장은 “수출 증가율이 꺾여도 수출액 자체는 올해 목표치를 초과할 것 같다”며 “소비와 투자가 최소한 작년 수준보다 더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수출을 중심으로 해서 연간 5%대 경제성장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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