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직을 맡은 지 7월로 1년이 됩니다…”라는 말로 시작한 호소문에서 박 회장은 “앞으로 어린이들의 문화예술 교육에 주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순수예술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맛보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 세상을 살아나가게 된다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물려주고 문화를 통한 아름다운 사회공헌을 가르쳐 줍시다.”
한국메세나협의회에 전화를 걸었다. “박 회장님이 직접 쓰신 편지입니다. 대통령 이하 정치권과 관계 인사, 기업 경영자와 임원, 각급 학교 총장 교장, 병원장, 언론계 인사 등에게 7700통을 보냈죠.”
금호문화재단의 ‘유럽순회 문화사절단’ 공연을 위해 네덜란드에 가 있는 박 회장에게도 국제전화를 했다. “고급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려있는데 사회 각계에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알려드리고자 한 거죠. 허허.”
최근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왕위 계승권자인 황태자가 정명훈씨 등 세계적 음악가들과 연주회를 열어 화제가 됐다. 영국의 히드 전 총리도 종종 무대에 올라 피아노 앞에 앉았던 준 프로였다. 어릴 때부터 음악교육을 받아온 것이 변함없는 문화사랑으로 연결된 셈이다. 아울러 이들이 대중 앞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준 것은 금전을 통한 도움 못지않게 사회 전반의 ‘문화 마인드’ 향상에도 기여했다.
굳이 박 회장의 호소문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어린 시절에 본 한편의 연극, 음악회, 인상 깊은 책 한권이 주는 감동만큼 평생 가는 선물은 없다. 그의 소망대로 이 땅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풍요로운 예술체험을 통해 남다른 감수성과 관용의 정신을 갖춘 성인으로 자라고, 그래서 다른 선진국처럼 격조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것은 ‘때 이른 주문’일까.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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