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韓銀 ‘통계방법’ 입씨름

  • 입력 2004년 7월 11일 17시 34분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경제통계 작성방법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9일 “국내총생산(GDP) 통계 등을 낼 때 전년 동기(同期) 대비보다 전 분기(分期) 대비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전년 동기 대비 통계는 경제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착시현상’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국민의 경기 판단과 정책 수립에도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한국은행은 1999년부터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과 함께 발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양쪽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경기의 정점과 저점, 상승과 하강을 보여주는 데는 유리하지만 진폭이 너무 큰 것이 단점”이라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경기 흐름에 뒤처지는 약점이 있지만 장기적인 추세를 보여주며 설 추석 등 명절이나 선거 등 변동요인을 제거하기 쉽다는 장점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두 가지 통계를 같이 발표한다”고 말했다.

2003년의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1·4분기(1∼3월) ―0.3%, 2·4분기(4∼6월) ―0.1%, 3·4분기(7∼9월) 1.6%, 4·4분기(10∼12월) 2.7%로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오간 반면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2.2∼3.9%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建) 전무는 “두 가지 통계방식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면서 “통계방식을 놓고 무의미한 논의를 벌이기보다 이들 숫자에 나타난 의미를 어떻게 제대로 정책에 반영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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