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주가가 일정 수준에 오르면 주식을 한꺼번에 내다팔아 다른 소액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증권거래소 등 증시 감독기관들도 이런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경규철씨(22)는 10일 공시를 통해 이달 1일 이후 4차례에 걸쳐 한국슈넬제약의 지분 16.98%(458만4760주)를 ‘투자 목적’으로 사들였다고 밝혔다.
한국슈넬제약은 지난 회계연도에 매출이 44%나 줄고 48억원의 적자를 낸 상태로 최대주주가 보유 지분(28.1%·59만9310주) 전량 매각 등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경씨의 투자로 한국슈넬제약의 주가는 최근 8일(거래일 기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지난달 28일 310원(종가 기준)에서 9일 960원까지 치솟았다.
개인투자자 박준욱씨(34)는 지난달 23일과 이달 9일 잇따른 공시를 통해 “침구 및 관련 제품 제조업체 인터리츠(옛 하이론코리아)의 지분 6.46%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공시에서 보유 목적을 “임원 임면과 정관 변경, 영업권 양수양도 등이며 분할이나 합병 계획은 없다”며 회사 인수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인터리츠 주가는 지난달 24∼26일까지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9일에도 장 중 한때 상한가로 치솟다가 전날보다 5원(5%) 오른 105원에 마감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공시를 이용해 경영 참여를 선언한 뒤 주가가 오르면 털고 나가는 사례가 많다”며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증권거래소도 “일부 개인주주가 지분을 확대하면 ‘인수합병(M&A)’ 관련 주라는 허위 풍문을 유포해 시세차익을 챙기는 작전세력이 나타나고 있다”며 ‘위장 M&A주’만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전담팀을 이달 중 신설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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