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데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자산 규모 5조원 이상인 국내 18개 기업집단(그룹)의 지난해 결합 및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삼성 LG 현대자동차 한화 SK 등 5대 그룹을 포함한 18개 그룹이 투자를 위해 지출한 돈은 30조8934억원에 그쳤다. 이는 2002년의 46조4735억원에 비해 33.5%나 줄어든 규모다.
특히 5대 그룹을 제외한 한진 KT 포스코 롯데 등 나머지 13개 그룹의 투자로 인한 현금 지출은 4조7589억원으로 전년의 8조8456억원에 비해 절반 가까운 46.2%가 줄었다.
반면에 18개 그룹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7.2% 늘어난 56조3297억원에 달했다. 현금흐름은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이 유출보다 많으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플러스가 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李彦五) 전무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새로운 사업 기회가 안 보여 기업들이 현금이 생기면 빚을 갚는 데 우선 쓰거나 쌓아 두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들어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이 약해진 것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18개 그룹의 지난해 총매출은 423조7643억원으로 전년의 423조6064억원에 비해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18개 그룹 전체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1% 감소한 32조8925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5대 그룹의 영업이익은 23조248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8.5%나 줄었다.
18개 그룹의 경상이익도 지난해 21조5127억원으로 전년의 23조2680억원에 비해 7.54% 줄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역시 18개 기업집단 평균 7.76%로 나타나 전년의 7.93%보다 악화됐다.
▼경상이익▼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판매비, 일반관리비를 뺀 영업이익에 영업외수익(이자 배당금 등)을 더하고 영업외비용(지불이자 등)을 뺀 것으로 기업실적을 파악하는 중요한 척도.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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