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건강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에어컨은 습기를 없애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실내 습도가 낮아진다. 에어컨을 사용하다 목이나 눈이 건조해지면 바깥 공기가 들어오도록 창문을 열거나 '외기(바깥 공기) 유입' 스위치를 누른다.
에어컨 내부의 바람 통로에 곰팡이가 생기면 통풍구에서 악취가 나는 경우가 많다. 곰팡이 제거제는 외기 유입 스위치를 누른 뒤 앞 유리 와이퍼 밑에 있는 에어컨 공기 흡입구에 1분 정도 분사하는 것이 좋다. 맑은 날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끈 채 송풍 팬을 10분가량 가동해도 냄새가 줄어든다. 실내에 마른 종이를 많이 넣어두어도 냄새와 습기 제거 효과를 볼 수 있다.
냉방 효과를 높이고 연료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도 감안해야 한다.
기아자동차 홍보실 이화원 차장은 "휘발유 연료를 사용하는 배기량 1500cc급 소형 승용차의 경우 에어컨을 풍량 4단으로 켜 놓으면 껐을 때보다 평균 연료 소모량이 18.7% 더 많아 1시간에 평균 1000원 가량의 연료가 더 든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에어컨을 처음 사용할 때 풍량 4~5단으로 세게 켰다가 나중에 1~2단으로 낮추는 게 냉방 효율과 연료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급속 냉방을 원한다면 '내부 순환' 모드에서 에어컨을 작동한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자동차의 고장에도 대비해야 한다.
에어컨 스위치를 켜 둔 상태에서 자동차 시동을 거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시동과 함께 에어컨 압축기가 작동하면 시동 모터와 배터리 등이 고장 나기 쉽기 때문이다. 자동차 시동을 끄기 전에 에어컨을 먼저 끄면 고장도 막을 수 있고 곰팡이 서식도 줄일 수 있다.
또 고속 주행 중에 에어컨을 갑자기 켜면 차량에 과부하가 걸려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에어컨을 켠 채 장시간 달리다 보면 에어컨 안의 증발기가 얼어붙어 갑자기 찬바람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에어컨을 끄고 송풍 팬을 10분가량 돌리면 에어컨 기능이 정상으로 복구된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엔진이 과열된 경우에는 에어컨을 잠시 꺼두는 것이 낫다. 특히 교통 체증이 극심할 때는 바람이 라디에이터를 통과하지 못해 엔진이 뜨거워진데다 에어컨에서 발생한 열이 엔진 과열을 부추겨 시동을 꺼지게 할 수도 있다.
에어컨을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가끔씩 가동하면 냉매 누설과 부품 부식이 줄어든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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