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팔자’ 공세는 엄청나다. 이달 들어서만 84만주, 3656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 하순까지 외국인이 순매수한 삼성전자 주식은 모두 3조9600억원이고 올해 4월 26일 이후 9일까지 2조2400억원을 순매도했다. 1년 동안 사들인 주식의 56%를 두 달 남짓 동안에 팔아 치운 셈.
이 같은 순매도 공세로 주가는 4월 23일 63만7000원으로 최고점을 나타낸 뒤 12일 현재 42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실적 부진 우려가 원인=외국인들의 이 같은 변화에는 IT업종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전 세계 IT경기의 둔화와 액정표시장치(LCD) 및 휴대전화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3·4분기(7∼9월) 이후 수익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여기에 미국계가 대부분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의 금리 인상 방침 가시화에 따라 이머징 마켓에서 투자 비중을 줄이면서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 매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팔기 쉬운 주식이어서 최근 외국인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고 말했다.
▽이번 주가 고비다=이번 주에 있을 미국 인텔(발표일 13일)과 삼성전자(16일)의 2·4분기(4∼6월) 실적 발표가 IT주식 순매도 공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인텔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통해 세계 IT경기의 연착륙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이번 주말과 다음 주에 발표될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 상황도 관건이다.
중국 정부의 내수 과열 해소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날 경우 하반기 대 중국 수출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실적 호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여러 조건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실적이 1·4분기(1∼3월)를 고점으로 꺾인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이번 주와 다음 주에 있을 각종 발표가 기대대로 좋은 쪽으로 나올 경우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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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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