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택에 꾸며진 거실이나 안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의 실내 공간에 구비돼 있는 각종 편의시설들이다.
엔진 소형화 등 기술 발전과 디자인의 변화로 자동차 내부공간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여유로운 공간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기능도 속속 첨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차뿐 아니라 중형차의 실내공간도 달리는 ‘리빙 룸’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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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m라도 더 확보하라’=실내 규모의 변화는 동급 차량의 현재와 과거를 비교하면 확연하다.
뉴그랜저XG의 경우 전장(차량 앞에서 뒤까지의 길이) 및 전고(땅에서 차량 꼭대기까지 높이)가 각각 4875mm와 1420mm로 옛 모델인 뉴그랜저에 비해 105mm, 15mm가 작다. 전폭(차량 왼쪽에서 오른쪽 끝까지의 폭)만 줄어든 공간을 보충하기 위해 15mm 늘어났다. 반면 실내공간만 따져보면 실내 길이는 2030mm로 오히려 뉴그랜저보다 80mm나 길어졌다. 높이와 폭도 각각 10mm, 5mm씩 더 커졌다.
소형차의 배기량이면서도 중형차처럼 쓸 수 있도록 외형 자체를 크게 디자인한 것도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아반떼의 차체 길이가 기존 아반떼 4420mm→아반떼XD 4510mm→뉴아반떼XD 4525mm로 늘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준중형차인 뉴아반떼XD의 실내공간은 중형차에 버금가는 규모의 내부를 확보하고 있다.
실내공간 확대와 활용에 눈독을 들인 것은 외국차 브랜드에서 더 두드러진다.
4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볼보의 뉴S40은 엔진이 차지하는 공간을 기존의 S40에 비해 200mm나 좁혔다. 보닛 안 엔진을 가로로 눕히고 각종 기기를 효율적으로 배치한 덕분이다. 또 위쪽에서 보면 보트 형태가 되도록 옆쪽을 부풀려 승차공간을 50mm 정도 추가 확보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300M은 ‘캡 포워드 디자인’ 등으로 비슷한 효과를 노린 경우다. 4개의 바퀴를 대각선 방향의 코너 쪽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실내공간을 넓혔다.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든다=자동차 내부에서 소폭의 공간 확보는 종종 두드러진 변화를 가져온다. ‘넓다’라는 느낌도 느낌이지만 실제 이 틈새를 활용한 새로운 편의시설 설치가 가능하다.
운전석 뒷좌석 앞에 간단한 간식이나 음료를 놓을 수 있는 피크닉 테이블, 1.5L짜리 물병이 들어가는 널찍한 수납공간 등이 대표적이다. 라세티의 경우 조수석 앞 글로브박스에 냉장기능을 추가했다.
볼보의 뉴S40은 에어컨과 오디오 등이 위치한 센터스택 뒤쪽에도 수납공간이 있다. 센터스택 두께가 5cm 미만으로 얇아 나머지 공간이 텅 비어 있는 디자인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공간 활용도 눈여겨볼 만하다. 장거리 운전 및 탑승이 잦은 데다 여행 등의 목적으로 많은 짐을 운반해야 하는 특성상 공간 디자인에 남다른 신경을 썼기 때문.
9인승 로디우스는 중간 좌석을 접어 식사 테이블로 사용하거나 간이침대로 변형해 숙소처럼 쓸 수 있다.
최고급 초대형 세단 마이바흐의 내부는 공간 활용에 대한 고민의 결정체. 우선 5∼6m에 이르는 거대한 차체가 압도적이지만 내부의 호화로운 인테리어는 입이 벌어질 지경이다. 18개의 스피커를 갖춘 600W 출력의 오디오시스템, DVD플레이어, 9.5인치 TV, 위성전화, 소형 냉장고, 칵테일 바 등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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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시리즈 공간 변화 (단위:㎜) | ||
뉴그랜저 | 뉴그랜저XG | |
첫 판매 연도 | 1992년 9월 | 2002년 3월 |
전장 | 4980 | 4875 |
전폭 | 1810 | 1825 |
전고 | 1435 | 1420 |
실내 (길이/폭/높이) | 1950/1490/1165 | 2030/1495/1175 |
자료:현대자동차 |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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