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쓴소리’로 통하는 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朴容晟·사진) 회장이 12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 샹그릴라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기업의 무분별한 중국 진출에 제동을 걸었다.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지린성 등 동북3성을 방문 중인 박 회장은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은 거대 시장을 겨냥해 대규모로 투자할 수 있거나 인건비 부담이 큰 기업이겠지만 중국은 인공위성과 원자폭탄 기술을 갖고 있는 과학기술국가”라면서 “웬만한 기술력으로 중국에 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北京)에 투자한 한국 기업 40개 가운데 5개사만이 살아남았다”면서 “그 정도로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이 성공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이 제안한 해법은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것.
그는 “사회주의 잔재로 제품의 디자인과 색감이 다소 떨어질 뿐 중국은 절대 얕볼 상대도, (한국 기업의) 황금시장도 아니다”면서 “우리 정부가 노사문제와 기업 규제만 잘 해결해주면 오히려 한국에서 버티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동북아 중심 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을 이어주는 매개체인 한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일본과 중국처럼 한자 약자(略字)를 도입해 3국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시와 혁신도시 건설의 성공 여부는 교육에 달려 있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그는 “세계에서 ‘단신(單身) 부임(赴任)’이라는 단어가 있는 곳은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면서 “자녀교육 문제로 인한 ‘기러기 아빠’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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