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부터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그동안 은행 신탁상품 가운데 주력 상품이었던 불특정금전신탁의 신규 판매와 추가 적립이 전면 금지됐기 때문. 이에 따라 소비자가 신규 가입할 수 있는 신탁상품은 특정금전신탁과 연금신탁, 재산신탁으로 한정된다.
불특정신탁이란 은행이 여러 고객으로부터 돈을 모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나눠주는 실적 배당 상품. 반면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은행 전담직원과 상담을 거쳐 자신의 투자성향과 투자기간에 맞춰 직접 투자대상을 선택한다.
불특정신탁이 이미 설계된 ‘기성복’을 판매하는 격이어서 소액 일반투자자(일반적으로 최저가입금액 100만원 이상)를 대상으로 하지만 특정신탁은 투자규모가 수억원대의 고액 자산가 또는 법인고객을 주 고객으로 하는 점도 차이점이다.
▽국민은행, 소액투자자를 위한 특정금전신탁 첫선=불특정신탁 상품을 더 이상 취급할 수 없게 된 은행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은행 신탁상품 가운데 60∼80%를 차지하는 불특정신탁을 판매할 수 없게 되면 은행 수입에도 타격이 크기 때문.
이에 따라 각 은행은 다양한 신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제일 먼저 신상품 개발에 나선 것은 국민은행. 국민은행은 최저 가입금액을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춘 ‘KB 뉴 파도타기 특정금전신탁’을 6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유동성과 안정성, 수익성 등이 뛰어난 종목에 투자하는 ‘일반형’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배당형’으로 나뉜다.
또 주가가 오르면 분할 매도하고 내리면 분할 매수하는 방식을 자동화해 주식시장이 등락을 거듭하는 ‘횡보장(橫步場)’에서도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신탁 기간은 1년으로 가입일로부터 1개월만 지나면 중도해지수수료 없이 해지할 수 있다.
▽하나은행, 원금 보전형 헤지펀드투자 특정신탁=하나은행은 헤지펀드에 투자해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하나 앱솔루트 알파’를 26일까지 한정 판매한다.
헤지펀드는 파생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해 투자위험 대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적극적 투자자본을 말한다.
투자금은 일단 영국계 바클레이스은행 채권에 100% 투자돼 원금 손실 우려가 적다. 또 바클레이스은행은 이 채권을 헤지펀드에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가입금액은 미국 달러 기준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 이상으로 가입할 때는 원화로 가입하고 찾을 때는 원화 또는 달러화 중 선택할 수 있다. 신탁기간은 5년이고 매년 중도 해지가 가능하지만 가입 후 3년까지는 중도 해지 수수료 1%가 부가된다.
이외에도 외환은행은 개인 최저가입금액이 3억원 이상인 ‘VIP투자관리신탁’을 판매 중이다. 프라이빗뱅킹(PB) 전용 상품으로 전담 직원과 1 대 1 상담을 거쳐 고객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불특정금전신탁이란▼
은행이 여러 고객으로부터 돈을 모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나눠주는 실적 배당 상품.
▼특정금전신탁이란▼
고객이 은행 전담직원과 상담을 거쳐 자신의 투자성향과 투자기간에 맞춰 직접 투자대상을 선택.
새로 나온 특정금전신탁 상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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