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vs 휘발유차 3년간 유지비 비교해 보니

《휘발유(가솔린) 차량 대 경유(디젤) 차량의 경제적 매력도는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7월 들어 경유 가격이 6.6% 올랐다.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12일 LG칼텍스 정유가 전 석유제품 가격을 L당 24원씩 올리면서 경유는 더 비싸졌다.》

‘휘발유에 비해 가격 매력도가 높다’는 이유로 경유 차량을 선호했던 운전자들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 게다가 경유 가격 및 자동차세 등은 매년 추가로 오르게 돼 있다. 차량 유지비의 경제성을 다시 한번 따져 볼 시점이다.

▽경유 차량 유지비 비싸진다=현재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의 가격 비율은 각각 100 대 66 대 44 정도. 그러나 교통세법 등에 따르면 이 비율은 2006년 100 대 75 대 60이 될 때까지 매년 순차적으로 높아진다.

환경단체는 이 비율을 100 대 85 대 50의 비율로 경유 가격을 더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 “경유 연소시 환경에 유해한 물질이 많이 배출되므로 이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조세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은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의뢰한 용역보고서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보고서의 결론은 “휘발유 대 경유 가격 비율을 더 올려야 한다”는 쪽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경유값은 더 비싸진다.

이와 함께 자동차세 개편으로 내년부터는 7인승 레저용차량(RV)에 적용되는 6만5000원의 세금 혜택이 점차 줄어든다. 2007년까지는 같은 배기량 승용차와 세금이 같아지는 것. 7인승 RV가 현재 대부분 경유 차량인 점을 감안하면 유지비는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양쪽 가계부 따져보니…=현재 알려진 조건하에 경유와 휘발유 차량을 7월에 구입, 앞으로 3년 동안 주행할 때 드는 비용 차이는 어떻게 될까. 싼타페(경유)와 뉴EF쏘나타(휘발유)의 경우 첫해 등록비와 자동차세, 기름값(1만5000km 주행시)을 합친 총 비용은 각각 226만원, 409만원 정도다. 싼타페 연비가 쏘나타보다 20% 정도 좋은 데다 경유 가격도 L당 910원 정도로 휘발유(약 1360원)보다 싼 덕분.

싼타페에 적용되는 세금 역시 6만5000원으로 쏘나타의 51만9000여원보다 훨씬 낮다.

다만 싼타페 가격(2004만원)이 쏘나타(1647만원)보다 비싸 구입 1년 차에는 경유 차량에 드는 돈이 더 많다.

다음 1년뒤인 2006년 7월 이후1년간 두 차량의 누적 유지비 차이는 304만원으로 벌어진다. 구입 3년 후인 2007년 7월 이후 그 폭은 400만원대로 늘어난다. 이는 경유 가격을 휘발유 대비 75% 수준으로, 자동차세를 순차적으로 올렸다고 가정했을 때 나오는 수치. 과거보다 경제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경유 차량의 가격 메리트가 더 높다는 결론이다.

▽돈으로만 따질 수 없는 차이=두 종류의 차량을 가격 측면에서만 비교하기는 어렵다.

차량의 소음이나 진동 측면에서 봤을 때 경유 차량은 휘발유 차량에 뒤진다. 국내 경유 차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RV는 외형이 투박하고 승차감도 상대적으로 거칠다. 이 때문에 RV 승차를 꺼리는 여성도 상당수다.

울퉁불퉁한 오르막길도 힘 좋게 지나갈 수 있도록 디자인된 RV와 부드러움, 정숙함을 강조한 승용차의 사용 목적이 다른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내년에는 한국에도 경유로 움직이는 승용차가 나와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질 전망이다. 외형은 날렵한 세단이면서 속에는 디젤엔진을 장착한 경유 승용차의 국내 판매가 2005년부터 허용되는 것. 유럽시장에는 이미 디젤엔진을 단 현대차의 아반떼XD나 기아차의 쎄라토 등이 수출되고 있다. GM대우차는 2006년 판매를 목표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대자동차연구소 지요한 부장은 “유럽에서는 디젤 승용차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디젤 승용차의 엔진 소음 문제나 승차감이 개선되면 경제성과 승차감 양쪽을 어느 정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유차와 휘발유차 구입 첫 해 등록비 및 유지비 비교
차종			싼타페(2.0L, 경유)	뉴EF쏘나타(2.0L, 휘발유)
차량 가격			2004만원	1647만원
연간 세금	등록비	등록세	54만6545	74만8636
		취득세	36만4364	29만9455
		공채	7만8000	35만9345
		합계	98만8909	140만7436
연간 유지비(기름값)			120만7965	217만213
제조회사 발표 공식 연비			11.3km/L	9.4km/L
주행거리 1만5000㎞ 기준. 기름 값은 2004년 7월 기준으로 경유 L당 910원. 휘발유 1360원 기준.

경유차와 휘발유차 3년간 유지비 추이 비교 (단위:원)
구분		싼타페	뉴EF쏘나타	차이	누적차이
취득 1년차 (2004년 7월)	등록비	98만8909	140만7436
	자동차세	6만5000	51만9480
	유지비(기름값)	120만7965	217만213
	합계	226만1874	409만7129	183만5255
취득 2년차 (2005년 7월)	자동차세	21만4378	51만9480
	유지비(유류)	126만3716	217만213
	합계	147만8094	268만9693	121만1599	304만6854
취득 3년차 (2006년 7월)	자동차세	36만3756	51만9480
	유지비(유류)	135만3982	217만213
	합계	171만7738	268만9693	97만1955	401만8809
휘발유 가격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 2년차 유지비 휘발유값:경유값=100:70, 3년차는 100:75 적용. (자료:현대자동차)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