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내수 회복이 크게 지연되고 있는 점을 반영해 연간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팀장은 민간소비와 관련해 “작년 말 이후 진행되던 완만한 반등 조짐이 2·4분기(4∼6월) 이후에는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점은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으며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KDI는 지난해 12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5.3%로 전망한 뒤 올해 초 수출 호조를 이유로 5.5%로 상향 조정했다가 이번에 다시 5.2%로 낮췄다.
KDI는 하반기 민간소비 증가율과 관련, 비교 대상인 지난해 하반기 때의 낮은 증가율로 인한 기술적 반등으로 평균 2.4%의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간 평균은 0.7%.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투자가 부진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과 수출 증가 등으로 인해 연간 6.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또한 올 초의 전망치 8.5%보다는 크게 낮아진 수치다.
▽내년 성장률 ‘3%대’ 언급한 모건스탠리=모건스탠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6%로 낮추는 한편 내년 성장률 전망을 3.8%로 조정, 3%대를 언급했다.
모건스탠리는 내수 경기가 예상보다 더 침체돼 있으며 내년에도 뚜렷한 회복을 보이지 못할 전망이고 수출 호황이 국내 수요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성장 전망치 하향 조정의 이유로 지목했다.
특히 내수 회복이 계속 지연될 경우 4·4분기(10∼12월)에서 내년 2·4분기 사이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우려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이 시도하려는 재분배정책이 예전에 일본에서 도입됐던 것과 유사하며 당장의 고통을 덜 수는 있겠으나 경제적 정체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내수에 ‘봄’이 오지 않는 이유=KDI는 민간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중요한 이유로 고용시장의 정체를 거론했다. 고용시장은 올해 들어 취업자수가 1년 전에 비해 2% 정도 증가하는 등 ‘겉으로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도 0.3%P 낮춰 내년성장률 3%대 첫 언급
그러나 ‘주당 근로시간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4월과 5월 연속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하는 등 ‘고용의 질’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KDI의 분석. 여기에 소비자들이 자신의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는 것도 내수 침체를 초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DI는 “만약 내수 부진이 미래에 대한 경제 주체의 자신감 부족이라는 내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이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함의를 내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출 호조에 비해 내수가 침체되면서 경상수지 흑자(국내생산-국내수요)는 당초 166억달러에서 247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동철 팀장은 “수출과 내수가 극심한 불균형을 보이면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가 많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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