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년간 구조조정해야 경제 회복”

  • 입력 2004년 7월 16일 18시 16분


“한국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10년간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일본의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사진)는 한국경제가 일본처럼 장기간 불황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오마에씨는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이 장기불황을 극복한 바탕은 핵심 산업의 역량이 일본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부품은 일본에서 수입하고 핵심 제품마저 중국에서 조립해 수출만 부산에서 하는 등 핵심 역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보다 수출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한국경제의 활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삼성 LG 등 세계적으로 강한 몇 개 회사를 제외하고는 싼 임금을 앞세운 중국을 이길 수 없다”며 “서비스산업과 지식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한국에서 키워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따라서 “구조조정의 방향은 오래된 산업구조를 디지털 중심의 새로운 산업으로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 이전과 관련해 오마에씨는 “북한으로부터의 공격에는 좀 더 안전해질지 모르지만 경제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며 “다만 건설경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는 “원가를 공개하면 원가 자체가 올라가 아파트 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경제를 모르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원가 공개는 공산주의 체제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는 게 그의 비판.

오마에씨는 일본 기업 경영자들의 모임인 ‘비즈니스 브레이크스루 향연회’ 회원 75명과 함께 15일 방한했다. 이시하라 스스무(石原進) 규슈여객철도 대표, 스기오카 슈이치(杉岡俊一) 한큐백화점 대표 등 한국 투자에 관심을 가진 향연회 회원들은 롯데 삼성 KTB네트워크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려대 이화여대 등을 방문한 뒤 17일 일본으로 돌아간다.

오마에씨는 경영 컨설팅회사 ‘오마에&어소시에이츠’ 대표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대학원 정책학부 교수를 맡고 있으며, 한국경제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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