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강북과 서울 이외의 수도권 재건축 주민들은 대부분 10∼20평의 아파트나 연립주택을 시가의 50%가량 융자받아 구입했고 수입은 월 200만원 정도다. 집만 한 칸 있는 저소득층인 셈이다.
이들이 재건축을 통해 25평형 33평형을 분양받을 때 1억원 안팎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면 어렵게 마련한 집을 팔 수밖에 없다. 가난한 서민들이 임대주택 입주자를 위해 정작 자신은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든가 다시 세입자로 전락한다면 과연 이것이 정당한 정책일까.
재건축 임대주택은 사실상 기존 조합원보다 생활수준이 높은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이다. 현재 서울에는 14평 내외의 임대주택 3000호가 수년간 비어 있다. 입주 대상자들이 임대료와 관리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마당에 재건축 임대주택은 33∼50평대로 전세보증금만 2억∼4억원, 월 관리비 50만∼1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결국 이 제도로 재건축사업 포기가 속출할 경우 2, 3년 뒤 주택공급이 감소 또는 지연돼 집값이 폭등하고 결국 도시 서민들만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지금도 재건축 때는 학교시설 부담금이나 도로 및 공원용지 등으로 기부를 하고 있다. 또다시 개발이익을 환수한다면 2중, 3중의 과세가 되는 셈이다. 그런 상황을 정부 스스로 만들려는 것인가.
김진수 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