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본보 취재팀이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점검해 본 결과 아직도 해결해야 할 사항이 남아 있었고, 특히 수색·성산로의 경우 구조적인 문제점이 지적됐다. 교통환경연구원 김기준 부원장이 동행해 조언했다.
▽강남대로, 도봉·미아로는 일단 합격점=시행 초기 ‘버스기차’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야간에 최악의 정체를 빚었던 강남대로의 경우 일부 버스가 가로변 정류장을 이용하면서 상황이 개선됐다.
다만 일부 정류장의 경우 이용자 수에 비해 폭이 너무 좁아 안전문제가 우려된다. 김 부원장은 버스가 정차하는 곳만 제외하고 울타리를 치는 방법도 검토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도봉·미아로에 있는 성균관대 입구 정류장. 버스노선이 20개가 넘지만 버스는 3대까지만 설 수 있어 4대째 버스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도심방향 첫 번째 정차대 앞쪽에는 공간이 많이 남아 있어 정차대를 앞쪽으로 조금 옮기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원장은 “강남대로나 도봉·미아로의 경우 중앙차로, 정류장의 용량과 통과하는 버스의 대수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천교 부근 정체 여전=수색·성산로 점검을 위해 금화터널을 지나 이화여대 후문 쪽으로 향했다. 터널과 연결된 고가를 지나 몇 십m를 가니 바로 중앙차로가 나왔다. 고가에서 내려오는 차들이 황급히 차로를 바꾸고 중앙차로에 진입하려는 버스들이 고가에서 내려오는 차들 때문에 끼어들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반대로 연세대에서 도심방향으로 가는 길을 보니 교차로와 정류장의 간격이 너무 짧아 버스가 바로 신호에 걸려 서자 그 뒤를 잇따르는 버스가 정류장까지 쭉 들어섰다. 김 부원장은 “버스 우선신호가 돼야 저런 문제점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천교 부근은 문제가 심각했다. 중앙차로는 모래내고가(사천고가)에서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지며 차로도 5개에서 3개로 좁아진다. 수색로 중앙차로로 달리던 버스가 다시 중앙차로를 찾아 들어가고 고가에서 내려온 차들은 중앙차로를 피하느라 X자로 엇갈리는 등 출퇴근시간이 아닌데도 도심방향의 정체가 심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광화문까지 자주 다니는 대학생 이민영씨(21·경기 고양시)는 “중앙차로를 다니는 광역버스를 타는데 예전보다 20분 정도 빨라졌다. 그러나 일반차로의 정체는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수색·성산로는 고가 등 구조물이 많아 엇갈림 현상도 심하고 차로 수가 늘었다 줄었다 하는 등 균형이 맞지 않아 중앙버스전용차로로서의 여건이 좋지 않다”며 “정교한 보완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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