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산은에 따르면 산은 자본시장실의 A차장은 1999년부터 올해 5월까지 동료 직원 60여명과 친지 등 110여명으로부터 58억여원의 자금을 모아 선물, 옵션, 주식 등에 투자하다 시황이 악화돼 대부분의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자 한동안 연락을 끊고 출근하지 않았다.
5일자로 대기발령을 받은 A차장은 산은 검사부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고 이날도 산은에 나와 조사에 응했다고 산은은 밝혔다.
A차장은 산은 내부에서 주식투자로 수십억원을 벌었던 것으로 소문이 났고 자신에게 돈을 맡긴 사람들에게 일정액의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동료 직원 및 친지로부터 수백만원에서 수억원씩의 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자체조사를 벌여 A차장에게 돈을 맡긴 임원 한 명을 좌천시키고 부서장급 간부 8명에 대해 20일자로 보직 해임했다. 또 이들의 후임을 곧바로 발령하는 등 부서장급 간부 31명에 대한 인사를 실시했다.
A차장에게 돈을 맡긴 산은 직원 중에는 검사부 직원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산은 내부의 기강 해이가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은은 이에 따라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주식거래를 할 수 없도록 은행 컴퓨터의 주식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정기적인 근무기강 점검, 윤리교육 실시 등의 후속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산은 내부에서는 “개인 돈을 맡긴 것에 불과한데 징계조치가 가혹하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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