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韓銀총재 “한국 경제 고비용탓 早老증세”

  • 입력 2004년 7월 26일 18시 08분


박승(朴昇·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한국 경제가 5% 내외의 견실한 안정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조로증세를 보이는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이날 제주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한국능률협회가 주최한 최고경영자 세미나에 참석, ‘성장구조 전환기의 한국 경제’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저임금과 초과수요, 고금리와 투자의 고수익, 보호주의와 후발주자의 장점 등의 유리한 환경 속에서 1960년부터 2000년까지 평균 7.7%의 고도성장을 했지만 이제는 ‘산업화 후(後)의 성장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박 총재는 또 “후기 성장단계를 맞아 5% 내외의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느냐 아니면 2∼3%의 장기적 저(低)성장으로 떨어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고비용-저효율 구조, 두 자릿수 임금 상승률, 연봉 4000만원 이상 고소득 직장의 높은 파업 빈도, 많은 손실노동일수 등으로 한국 경제는 ‘조로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어려움의 실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은 더하고 욕구는 줄여야 하며 내 이익만 고집하지 말고 남과 사회 전체의 이익도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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