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유 勞勞갈등 깊은골…노조원 복귀 늘며 가동률 77%

  • 입력 2004년 7월 26일 19시 01분


2주째로 접어든 LG칼텍스정유 여수공장 파업사태가 노조의 중앙노동위원회 중재안 수용거부에다 노노(勞勞) 갈등까지 겹쳐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공장 가동 6일 만인 26일 정유 공정의 가동률을 76.9%까지 끌어 올리며 정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노-노 갈등=여수공장 전체 노조원 930명 가운데 파업에 불참한 조합원은 128명. 이들은 노조원들이 공장에서 철수한 이후 퇴직 근로자, 엔지니어 등과 함께 조업을 해 왔다. 또 회사측의 업무복귀 명령에 따라 공장으로 돌아온 노조원은 26일 현재 104명이며 복귀 의사를 밝힌 노조원도 120명에 이른다.

하지만 나머지 노조원들은 5∼10명씩 짝을 지어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른바 ‘산개(散開) 투쟁’을 벌이고 있다.

24일 LG칼텍스정유 노조 홈페이지(www.lgoil.or.kr) 자유게시판에는 ‘배신자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일부 노조원 집 문에 파업 불참을 비방하는 유인물이 붙어 있는 사진이 올려지기도 했다.

유인물에는 ‘당신의 불참은 동료를 죽이는 배신행위입니다. 자식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시오!!’라고 적혀 있으며 사진 밑에는 불참자의 이름과 집 주소가 붙어 있다.

노조측은 한 포털사이트에 이 사진이 유포되면서 이를 비난하는 네티즌의 댓글이 잇따르자 26일 오후 이 사진을 삭제했다.

그러나 홈페이지 ‘가족의 소리’난에는 복귀 노조원들과 퇴직 사우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욕설을 퍼붓는 등 비난의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또 파업 노조원 가족과 복귀 노조원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노사협상도 난항=회사측은 당초 노조원 복귀 시한을 22일 오전 8시에서 29일 오전 8시로 연장했으나 노조측은 파업을 풀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비정규직 전환 등은 거론하지 않고 고임금 노동자라는 점만 부풀려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사측에서 성실한 협상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끝까지 맞서겠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노조의 파업 강행에 대해 ‘선 업무복귀, 후 협상’의 원칙에서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사측은 노조가 중재안을 무시하고 조속히 생산 현장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수=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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