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일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3개사가 참여한 교보빌딩 리모델링의 1단계 사업인 ‘리모델링 기본계획 수립’ 용역 입찰에서 1원을 써낸 한일건설이 수억원을 제시한 다른 2개 업체를 제치고 용역을 따냈다.
건설업계에서는 교보빌딩 리모델링 사업의 전체 규모를 600억∼1000억원, 1단계 공사는 5억∼10억원으로 각각 추산하고 있다.
한일건설측은 1원으로 낙찰 받은 사실은 인정했으나 그 이상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1단계 수주업체가 2단계 실시설계 입찰에서 최저가를 적어낸 다른 업체보다 10% 이상 비싼 가격을 써내지만 않으면 2단계 용역도 우선 낙찰 받을 수 있도록 한 교보측 입찰 조건을 한일건설이 최대한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업체들은 ‘뒤통수를 맞았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2, 3단계 입찰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한 건설업체 임원은 “불황기에 효자 노릇을 하는 수주공사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긴 일로 건설업계의 ‘제 살 깎아먹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1원 낙찰은 국내 건설업계나 제조업계에서 이따금 나타나는 것으로 지난해 5월 대구 수성구의 5개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용역도 1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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