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금 金利 사상 첫 3%대로 하락

  • 입력 2004년 7월 28일 18시 50분


화학업체 A사에 다니는 장모 과장(37)은 지난달 말 1년 만기 정기적금에 가입하려고 은행을 찾았다가 1년 후 받을 이자를 확인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매달 100만원씩 적금을 붓더라도 내년 6월에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소득세 16.5%를 빼고 21만6000원. 한 달 평균 1만8000원에 불과했던 것.

봉급생활자들이 저축 수단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정기적금의 금리가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개인의 ‘미래 소득’도 줄어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은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동향’에 따르면 6월 중 은행의 정기적금 평균 금리는 연 3.98%로 한은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6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6월 중 정기예금 평균 금리도 5월의 3.83%에서 3.81%로 하락했다.

이 금리로 1억원을 1년간 은행에 맡겼을 때 이자소득은 381만원. 그러나 이자소득세로 62만8650원을 떼고 실제 받는 것은 318만1350원(월 26만5112원)이며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3.6%)이 1년간 계속된다면 예금액의 가치는 1년 후 41만8650원 줄어든다.

이처럼 금리가 낮아진 것은 소비 및 투자심리 위축으로 은행에 자금이 몰리지만 은행들은 마땅히 돈을 굴릴 곳이 없어 수신금리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박승환(朴承煥)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예금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져 예금생활자들의 소득이 줄어든 데다 적금금리까지 내려 봉급생활자의 재산증식도 어려워지면 중장기적으로 소비는 더욱 위축되고 단기투자 상품으로만 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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