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변칙회계 논란 금융계 몸살

  • 입력 2004년 7월 29일 18시 19분


국민은행이 지난해 9월 국민카드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법인세를 줄이기 위해 변칙 회계처리를 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금융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변칙 회계처리가 사실로 판명돼 ‘분식(粉飾) 회계’의 오명을 쓰게 될 경우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국민은행은 해외 투자자로부터 거액의 소송을 당할 수 있다.

또 한국 간판 은행인 국민은행의 위상을 감안할 때 국내 다른 금융회사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쳐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10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金正泰) 국민은행장의 연임도 불투명해진다.

이 때문인지 올해 6월 초부터 국민은행 회계처리의 적정성 여부를 검증하고 있는 금융감독원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29일 “국민은행이 작년 9월 국민카드를 합병할 때 이와 관련된 회계처리의 적정성 여부를 전문가들을 통해 검증하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회계처리 기준 위반 여부 및 위반 규모 등 어떤 사항도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이 회계 기준을 위반했으나 고의성은 없었던 만큼 이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세무당국과 회계법인에 자문해 회계처리를 한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8월 말까지 국민은행 회계 처리에 대한 검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