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상인이 산지 수박을 사들이는 가격이 20일 초복 때보다 30% 안팎 올랐다. 같은 기간 삼계탕용 닭고기 값도 5%가량 상승했다.
초복(初伏) 이후 수박과 닭고기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였던 예년과는 크게 달라진 양상이다.
전국 최대 수박 산지인 전북 고창군 고창읍 원예협동조합은 29일 수박 경매 낙찰가격이 1만4000원(최상품 기준)에 결정됐다고 밝혔다. 20일 낙찰가인 1만700원보다 30.8% 오른 것.
고창 원예협동조합 김영채 상무는 “비닐하우스에서 기른 수박 출하량이 급감한 데다 무더위 때문에 수박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결과”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초복인 20일 전 수박을 집중 수확했다. 이 때문에 최근 비닐하우스 수박이 동이 났다.
집중호우 탓에 노지(露地) 수박의 생산량과 품질이 떨어진 것도 가격 급등을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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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 수박이 모이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의 사정도 비슷하다. 상품(上品) 수박 한통 낙찰 가격이 이달 초보다 25%가량 뛰어 1만2150원을 유지하고 있다. 수박 중개상 한봉호씨는 “올해 수박 생산량이 작년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고 전했다.
소매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29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개 대도시 할인점과 슈퍼마켓에서 유통되는 수박 평균 가격이 1만4250원이었다고 밝혔다. 이달 초와 초복 무렵 가격보다 20% 이상 올랐다.
롯데마트 상품매입팀 신경환씨는 “말복인 8월 9일까진 가격 강세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닭고기 가격도 강세다.
이날 한국계육협회에 따르면 삼계탕에 쓰이는 450∼550g짜리 닭고기 도매가격은 2200원. 초복 때보다 4.7% 상승했다.
하림 마니커 등 닭고기 업체의 공급에 비해 수요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하림의 경우 하루 생산량은 50만마리 안팎이지만 주문량은 80만마리에 이른다.
마니커 최용삼 부장은 “공급물량이 넘쳐나 닭고기 값이 폭락했던 지난해 여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
고창=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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