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종합주가지수가 연중 최저치, 코스닥지수가 사상최저치를 각각 경신하는 등 증시가 급속히 얼어붙는 것도 일정부분 외국인투자자들의 부정적 시각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국내 증권거래소 시가 총액의 50% 이상을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어 이들의 움직임은 바로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외국계 증권사와 일부 외국 언론은 최근 한국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강성노조의 득세 등에 대한 의구심을 자주 나타내고 있다. 한국 상황과 관련해 과거에는 찾기 힘들었던 ‘좌파’나 ‘사회주의’라는 표현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쓴소리‘를 내놓고 있는 곳은 세계적 투자회사인 미국계 모건스탠리.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초 ‘지금 왜 정치가 중요한가’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정부의 좌(左) 편향적 성향이 경제의 장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며칠 뒤에는 “한국 경제는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 원인으로 물가가 오르면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한국의 강성노조를 꼽았다.
이어 지난달 14일에는 한국의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9%에서 4.6%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3%에서 3.8%로 각각 낮췄다.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앤디 셰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 경제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한국이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로 가는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사회주의로 향하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보도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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