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신임 금감위원장 “글로벌 스탠더드 맞춰 금융 개편”

  • 입력 2004년 8월 2일 18시 50분


윤증현(尹增鉉·58) 금융감독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그와 함께 일했던 주변 사람들은 “선이 굵고 업무 처리가 합리적이어서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치 지향성이 강해 경제부처 내에서 그리 신망이 높지 않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그가 이번에 금감위원장에 내정된 배경에 대해서도 해석이 엇갈린다.

옛 재무부 및 재정경제원에서 금융과 세제 분야를 두루 섭렵한 그의 실력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그는 현 정권 출범 후 금감위원장, 통합거래소 이사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큰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단골로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반면 윤 내정자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그가 이수성(李壽成) 전 국무총리의 동생으로 2000년 작고한 이수인(李壽仁) 전 의원의 매제라는 점에 주목했다.

윤 내정자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친밀했던 이 전 의원을 통해 청와대와 친분을 맺어왔고 그동안 노 대통령과 몇 차례 독대를 했다는 설명이다.

행정고시 10회 출신으로 재경원 핵심 국장 및 1급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재경원 금융정책실장 시절 외환위기가 닥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세무대학장으로 밀려났다가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로 옮겨갔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에 대해 일정한 책임을 면키 어려운 윤 내정자가 발탁된 것은 금융권에도 노 대통령 친정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 성격도 있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윤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 현실 감각이 뒤처진다는 우려가 있다.

“국제금융 중심도시인 필리핀 마닐라에서 매일 국내 금융 소식을 접하고 있었다. 국내로의 출장도 잦았다. 국내 금융계 전체 기류나 흐름을 잘 알고 있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뜨거운 감자다.

“아직 당사자와 관련 기관의 입장을 정확히 모른다. 부임하면 검토하고 내 입장을 밝히겠다.”

―감독당국이 해결해야 할 국내 금융시장 발전의 선결 과제는 뭐라고 보나.

“어떤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공통적인 점은 (각종 금융관련 규제 및 환경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윤증현 프로필▼

△경남 마산(58)

△서울고

△서울대 법대

△미국 위스콘신 대학원

△재무부 금융실명제실시준비단장,

세제심의관, 증권국장, 금융국장

△재정경제원 금융총괄심의관,

세제실장, 금융정책실장

△세무대학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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