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수출 전문 중견업체 벨웨이브를 비롯해 지난달 말 화의를 신청한 텔슨전자와 맥슨텔레콤 모닷텔 등이 인수전의 타깃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단말기시장 판도 변화와 핵심기술의 해외유출 논란 등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 단말기업체 사냥에 나선 외국 업체들=국내 중견 제조업체들이 경영난에 빠지자 중국 영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각국 업체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중견 업체들의 경영난은 중국시장의 수익성 악화와 자금 압박이 주된 요인으로, 기술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은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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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내수시장을 보유한 중국 업체들은 한국 중견업체의 위기를 도약 기회로 여기는 모습이다. 현재 광둥(廣東)성과 랴오닝(遼寧)성에 기반을 둔 업체 등이 국내 업체 인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텔슨전자는 중국 업체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 회생을 추진하고 있다. 1대 주주인 세원텔레콤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매물로 나온 맥슨텔레콤도 2, 3개 중국 업체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고 있다.
벨웨이브의 경우 현재 SK텔레콤 외에 중국 휴대전화업체 및 홍콩의 투자전문업체 등과도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중견업체들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과 유럽방식(GSM) 분야 기술력을 두루 갖춰 영국은 물론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 업체들로부터도 인수 제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전에 가세한 SK텔레콤=외국 업체의 움직임에 맞서 국내에서는 서비스업체인 SK텔레콤도 인수전에 가세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텔레텍의 단말기사업 강화를 위해 중견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벨웨이브와 M&A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텔슨전자와 맥슨텔레콤에 대해서도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 제조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서비스업체가 제조까지 겸하면 제조업체의 입지가 위축돼 이들의 주력산업인 휴대전화산업의 기반이 무너진다는 게 그 이유다.
삼성전자와 팬택 등 제조업체들은 “서비스업체의 단말기 제조 겸업에 대해서는 내수물량 제한 등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SK텔레텍의 M&A 추진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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