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람들’ 주병학 사장, 속옷 ‘예스’ 덕분 재도약 예스!

  • 입력 2004년 8월 4일 18시 06분


주병학 사장은 “물건만 파는 장사꾼이 아니라 문화전도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예스’도 단순한 속옷을 넘어 1925세대 문화를 선도하는 아이템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사진제공 좋은사람들
주병학 사장은 “물건만 파는 장사꾼이 아니라 문화전도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예스’도 단순한 속옷을 넘어 1925세대 문화를 선도하는 아이템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사진제공 좋은사람들
한 속옷브랜드가 19∼25세 젊은이들의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내의업체 ‘좋은사람들’이 올 2월 내놓은 ‘예스’가 그 주인공. 출범 반년도 안돼 매장이 60개로 늘어날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출범 당시 회사는 ‘예스’의 올해 목표를 40개 매장 오픈에 연말까지 판매액 53억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상반기에만 이미 52억원어치를 팔았다. 7월 판매액만도 약 25억원. 이 회사는 최근 연간 목표를 매장 100개 오픈, 판매액 200억원으로 2배 이상 높였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의 8평 남짓 ‘예스’ 매장은 7월에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엑스몰의 100평 넘는 대형 캐주얼의류 매장 매출이 월 4억∼5억원 정도이니 반응을 짐작할 만하다.

좋은사람들이 1925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속옷 브랜드 ‘예스’. 속옷 위에 원하는대로 캐릭터 숫자 문자 등을 새겨주는 ‘자수프린트’ 서비스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문화가 되고 있다. -사진제공 좋은사람들

주병진 회장이 93년 설립한 좋은사람들은 95년 ‘보디가드’를 내놓으면서 내의시장에 ‘패션’ 바람을 불러왔다. 그 뒤 매출 1000억원까지 성장했으나 최근 수년간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900억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주 회장의 동생인 주병학 사장이 취임하면서 좋은사람들은 다시 한번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회사 설립 때 형을 도왔던 주 사장은 영업부장, 생산부장 등을 거치며 영업 현장을 누볐다. 97년부터 99년까지는 회사를 나가 ‘보디가드’ 대리점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고 2000년에는 재래시장용 속옷회사를 새로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다.

주 사장은 “직접 매장을 운영해보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새 브랜드 ‘예스’를 내놓기 전 지난해 5월 품평회를 열 때는 회사 근처 홍대입구 거리의 젊은이들을 섭외하도록 해 이들의 반응을 듣기도 했다. ‘보여주는 브래지어 끈’ 등 소비자들의 아이디어는 제품 디자인에 즉시 반영됐다.

매장 진열도 전통적 마네킹을 과감히 버리고 아크릴판을 이용해 새로움을 줬다.

속옷에 알파벳 캐릭터 등으로 자수프린트를 새겨주는 것도 젊은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I ♥ U’ 생일축하를 비롯해 ‘넌 내꺼야’, ‘나만 볼 수 있어’ 등의 문구가 인기. 고급 이미지임에도 가격은 3800원부터 5만원대로 국산원단 제품 중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것도 강점.

자수프린트도 주 사장이 직접 내놓은 아이디어다. 그는 청계천의 기계 전문가를 직접 찾아다니며 속옷용 자수프린트 기계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자수프린트는 어느새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가 됐다.

주 사장은 “보디가드가 속옷을 ‘선물’로 자리 잡게 했다면 예스는 1925세대의 문화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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