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살수만 있다면…브랜드제품 소량생산 인기

  • 입력 2004년 8월 8일 18시 40분


50여명의 소비자가 5월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나이키매장 ‘f2’에서 다음날 출시될 ‘HTM’ 운동화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자정이 넘어서면서 이 줄은 200여명으로 늘어났다. -사진제공 나이키
50여명의 소비자가 5월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나이키매장 ‘f2’에서 다음날 출시될 ‘HTM’ 운동화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자정이 넘어서면서 이 줄은 200여명으로 늘어났다. -사진제공 나이키
“밤을 새우며 비를 맞고 기다려도 꼭 갖고 싶다.”

5월 28일 오전 2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나이키 매장 ‘f2’에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나이키 본사가 3000켤레만 생산해 국내에 240켤레를 들여온 ‘HTM’이란 운동화를 사려는 사람들이었다. ‘한정발매’라는 점을 제외하면 가격(21만원)과 기능이 일반 운동화와 크게 차이가 없는 이 운동화는 매장이 문을 연 지 5시간 만에 모두 매진됐다.

‘한정판’ 생산은 그동안 값비싼 핸드백, 시계 등에나 적용되던 생산 방식. 최근 이 한정판 생산이 대량 생산 브랜드로 확산되고 있다.

제조업체는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소비자 역시 ‘나만의 제품’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

DVD도 한정판이 인기여서 얼마 전 발매된 영화 ‘어린신부’의 한정판 DVD는 발매되기 전부터 3000장 한정판이 예약 주문으로 매진됐다. 예약이 밀려들자 발매사 ‘비트윈’에서는 개인 예약자에겐 무조건 1장, 소매업자에겐 예약분량의 10분의 1만을 판매했다.

한정판이 인기를 끌자 유통업체가 직접 한정판을 만들기도 한다. 현대백화점은 올 11월 창사 33주년 기념으로 한 스포츠업계와 손잡고 아웃도어용 가을 잠바를 3000장 한정 생산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백화점은 2002년부터 이런 행사를 여러 차례 기획해 왔다.

나이키 코리아의 오은경 대리는 “한정판 제품은 개발비는 많이 들고 팔 수 있는 수량은 정해져 있어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라면서 “대신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방법으로는 최고”라고 말했다.

한정판 제품 정보를 나누는 사이트 ‘스트리커’(www.streeker.co.kr)의 운영자 임한오씨(28)는 “나만 가질 수 있고 남들과는 다른 물건을 찾게 된다”며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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