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인상” 가맹점“못해” …수수료大戰

  • 입력 2004년 8월 10일 18시 42분


전국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는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수료 인상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연합
전국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는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수료 인상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연합
카드수수료 인상을 둘러싸고 카드회사와 가맹업자들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비씨카드 국민카드 등 일부 카드회사들이 최근 대형할인점, 슈퍼마켓, 음식점 등 전국 카드 가맹점에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하자 가맹점들은 “최악의 경우 카드 가맹 계약을 해지 하겠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

이마트는 이미 비씨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어 사태가 악화되면 소비자들의 불편이 잇따를 전망이다.

전국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는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용카드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 인상 방침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한국백화점협회,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한국음식업중앙회 등 전국의 12개 주요 가맹점 단체로 이뤄졌으며 회원사는 500만개다.

이에 앞서 비씨카드 국민카드 등은 할인점에 대한 1.5%의 수수료를 2%대로 올리는 등 전국 카드 가맹점들의 카드 수수료를 최대 5%까지 올리겠다고 최근 통보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김경배 회장은 “안 그래도 불경기라 장사가 안 되는 판에 비씨카드가 일부 슈퍼마켓에 대해 카드 수수료를 2.5%에서 5%로 올리겠다고 통보했다”며 “이 경우 역마진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사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고 주장했다.

박영수 한국음식업중앙회 부회장은 “인건비와 원재료값이 계속 뛰고 있어 원가부담이 큰 데다 정부에서는 카드 사용을 거부할 경우 1000만원의 벌과금을 물리고 있어 영세상인들은 죽을 맛”이라며 “최악의 경우 가맹업체들이 수수료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가맹점들은 대형 카드회사들이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다른 카드회사들도 잇달아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할인점 업계 1위 이마트는 5일부터 경남 양산점의 경우 비씨카드 결제를 받지 않고 있다. 이마트는 또 “비씨카드가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을 강행할 경우 모든 점포의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씨카드는 “이마트 등 할인점 가맹 수수료가 너무 낮아 경영악화의 큰 요인”이라며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할인점을 제외한 전국 가맹점 중에서는 ‘카드깡’ 등 불법거래 의혹이 있는 가맹점을 선별해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측은 “사인(私人)간의 계약관계인 만큼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분쟁의 원인과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이철용기자 lcy@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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