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내주 매각 실사 착수

  • 입력 2004년 8월 11일 14시 38분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가 다음 주부터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실사(實査)에 착수한다.

하지만 쌍용차 노동조합이 이르면 다음 주말께 총 8개항의 매각 전제조건을 요구할 계획인데다 현장 실사 대응 방침은 추후 결정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쌍용차와 노조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하이자동차 관계자들이 대거 방한해 16일부터 3주간 실사를 벌일 계획이다.

상하이자동차는 첫 2주간 서류 심사를 한 뒤 마지막 주에 평택 공장 등 현장 실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상하이자동차의 실사가 완료되는 대로 인수 가격 등 세부 조율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하고 10월 말까지 매각 절차를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또 협상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한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매각 이행 보증금에 대한 지급보증서를 발급받았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르면 다음 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총 8개항의 매각 전제조건을 확정해 채권단에 제시키로 했다.

전제조건은 △매각 과정에 노조의 실질적 참여 보장 △고용 보장 및 임금·단체협약 승계 △생삼 및 판매·정비 네트워크 확대 △연구·개발(R&D) 강화 및 기술 이전 제한 △독립·투명경영 보장 △약속 이행장치 마련 등이다.

노조는 현재 각 조건에 대한 세부 사항을 정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하이자동차의 서류 심사는 막지 않되 현장 실사 허용 여부는 추후 진행 과정에 따라 결정키로 했다.

지난해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중국 란싱그룹은 노조의 현장 실사 반대로 진통을 겪은 바 있다.

이용호 쌍용차 노조 교육선전실장은 "채권단과 상하이자동차의 태도에 따라 매각 협상이 또다시 난항을 빚을 가능성도 높다"며 "세부적인 매각 전제조건이 수용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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