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영업 새바람 대졸사원…해태제과 올 50명 채용

  • 입력 2004년 8월 11일 18시 36분


대졸 영업사원들이 제과업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태제과 서울 강남영업소 방혁배 소장은 1996년 대졸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최연소 영업소장이 됐다. -사진제공 해태제과
대졸 영업사원들이 제과업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태제과 서울 강남영업소 방혁배 소장은 1996년 대졸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최연소 영업소장이 됐다. -사진제공 해태제과
해태제과의 전국 영업소에는 최근 대졸 영업사원들이 대폭 수혈됐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대졸 신입사원을 뽑아 현장에 투입한 것. 이들은 현장 영업사원을 거쳐 중간관리자가 되는 MIT(Marketing Impact Team)의 일원으로 입사했다. 대졸 구직자들의 호응도 좋아 지난해 하반기에는 80명 모집에 2000여명, 올 상반기는 50명 모집에 1500명이 지원해 3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제과 영업은 그동안 슈퍼마켓이나 거래처에 과자를 실어 나르는 단순한 3D직종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이 때문에 대졸자들이 기피했었다. 그러나 최근엔 취업난이 심한 데다 영업을 중시하는 기업이 늘면서 대졸 영업사원이 늘고 있다.

해태제과가 MIT제도를 처음 도입한 것은 1996년. 1, 2기로 150여명의 대졸 영업사원을 뽑은 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잠시 중단했다.

당시 입사한 MIT 1, 2기들은 전국 영업소에서 거래처 선정 우수 사원, 판매 신장률 결산에서 수위를 휩쓸면서 각광받았다. 대표적 인물이 2000년 해태제과 역사상 최단 기간인 입사 4년 만에 영업소장이 된 방혁배씨(35). 당시 31세로 최연소 영업소장이기도 했다.

방씨는 “영업 현장에 처음 투입됐을 때는 정말 막막했다”고 고백한다. 하루는 단돈 9만원어치 과자를 팔고 영업소로 돌아와 ‘최저 기록’이라고 모욕을 받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것. 당시 영업사원 1인당 평균 1일 매출액은 150여만원.

하지만 그는 제과 영업에 익숙해지면서 기존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선두주자가 됐다. 방씨는 “거래처별로 관리카드를 만들어 슈퍼마켓 사장뿐 아니라 부인의 생일까지 챙겨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주고, 품목별로 매출을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관리했다”고 말한다. 영업사원들끼리 서로 공개를 꺼렸던 자료들도 모아 일종의 지식관리시스템(KMS)을 구축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해태제과 MIT팀의 초봉은 2200만원 정도. 식음료업체 대졸 신입 연봉과 비슷하지만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가 더해져 입사 2년차에 4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직원도 많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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