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 사태=차베스 대통령의 지지파와 반대 세력간의 반목으로 불거진 이번 소환투표는 3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하는 가운데 어수선하게 치러졌다.
베네수엘라 유력 TV인 글로보비시온 방송은 연방검찰청 발표를 인용해 투표 당일 시내 중심가 투표소 인근에서 21세 학생 1명이 사망하고, 동부 빈민층 거주 지역에서 20세 여성이 군인의 총기 사고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소환투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뜨거워지자 가게에서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왔다.
▽석연치 않은 마감 연장=베네수엘라 정부는 당초 오후 6시로 돼 있던 투표 마감시간을 2시간 연장한 뒤 다시 자정까지 2차례 더 연장하는 특별 조치를 이례적으로 발동했다.
이날 투표는 오전 6시에 시작됐으나 오전 1∼2시부터 많은 사람들이 투표장을 찾아 대기하는 등 국민적 열기가 고조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이날 투표는 베네수엘라 사상 처음으로 전자투표 방식으로 이뤄졌고 중복투표를 막기 위해 지문조회를 실시하는 바람에 일부 투표소는 투표 행렬이 수km씩 이어지는 등 투표 시간이 예상보다 초과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향후 전망=차베스 대통령이 승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됨에 따라 2007년 1월까지 현 체제로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지금의 권력체제가 유지되더라도 차베스 대통령의 중도 퇴진을 원하는 국민이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 차베스 대통령의 조기 권력누수(레임덕)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야당은 이번 소환투표를 계기로 정국의 주도권을 쥔다는 전략으로 나오고 있어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정국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차베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집권세력은 세계 5위 석유수출국인 베네수엘라의 석유산업을 장악하고 있어 일단 석유산업의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소요사태가 확산될 경우 석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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