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구미공장 노조 집단사직서 파문

18일 직장폐쇄 조치가 내려진 코오롱 구미공장의 노조집행부가 조합원 1430명에게서 집단 사직서를 제출받았던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회사측은 이날 “노조집행부가 직장폐쇄 조치 이틀 전인 16일 오후 10시까지 조합원들이 머무르고 있는 공장 내 텐트를 돌며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도록 강요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노조집행부는 파업에서 이탈하는 조합원에 대해 이미 제출한 사직서를 회사에 송부해 사직 처리되도록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전체 조합원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또 “사직서는 본인이 직접 제출할 경우에만 유효하고 노조집행부에서 사직서를 받을 권리는 없다”며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는 행위는 위법으로 앞으로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회사측에는 “정말로 사직 처리되는 것이냐”고 묻는 조합원들의 전화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석채 코오롱 구미공장 노조 사무국장은 사직서를 제출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회사측의 노조 말살 정책에 맞서 조합원들의 결의가 필요해 사직서를 제출받은 것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 강요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코오롱 구미공장 노조는 파업 57일째인 이날 오후 3시 회사측의 직장폐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업장을 떠나지 않고 규탄집회를 가졌다. 회사측은 사업장 보호를 위해 조만간 경찰력 투입 요청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