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못내서…” 불황여파 분양권급매 늘어

  • 입력 2004년 8월 26일 18시 49분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전반적인 경기불황으로 입주일이 가까워진 아파트에 분양권 웃돈(프리미엄)이 덜 붙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분양권 프리미엄은 아파트 매매계약 직후부터 꾸준히 오르다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입주 시점에 가장 높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26일 부동산정보업체 네인즈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에 입주하는 서울지역 아파트는 5월 초와 비교해 현재 약 2.31%가 올랐다. 반면 연내에 입주하는 아파트는 1.26%가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입주일이 닥친 아파트 중에는 오히려 프리미엄이 조금씩 떨어지는 곳도 등장했다.

9월 입주 예정인 서울 송파구 문정동 삼성래미안의 경우 대기업 브랜드에 단지규모(1696가구)도 커 수억원대의 프리미엄이 형성됐지만 입주를 앞두고 가격이 조금씩 내렸다.

분양가가 2억4200만원인 33평형의 경우 6월까지만 해도 3억원의 프리미엄(로열층 기준)이 붙었지만 7월 이후로는 1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내림 폭이 크지는 않지만 입주를 앞둔 유망 단지에서 프리미엄이 떨어진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 전문가 설명.

25일부터 입주에 들어간 서울 강동구 암사동 현대홈타운도 33평형의 경우 계속 오르던 웃돈이 7월 이후 1500만원 정도 내렸다.

가격이 내리지는 않지만 입주가 임박했음에도 웃돈이 전혀 붙지 않는 곳도 늘고 있다. 11월 입주 예정인 경기 용인시 죽전동 포스홈타운 1단지와 건영캐스빌은 6월 이후 전혀 가격 변동이 없다.

네인즈의 조인숙 리서치팀장은 “경기 침체로 잔금 지급에 문제가 있는 소유주들이 분양권을 조금 싼 값에 내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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