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원금 보존이란 문구를 약관에서 빼는 추세인데다 감독당국도 약관 심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증권 임강배 준법감시인은 29일 “주가연계펀드(ELS펀드) 판매 때 원금 보존, 보전, 보장 등의 표현을 약관과 투자설명서에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KB자산운용이 ELS펀드 원금 손실 파문을 겪자 증권사가 내부 단속에 나선 것. 증권사가 원금 보존이란 애매한 표현을 펀드 약관 등에서 배제키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우증권도 지난주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직전 ‘원금 보장’이란 말을 광고물에서 뺐다.
금융감독원도 ELS 펀드 약관 단속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박삼철 자산운용업무팀장은 이날 “ELS 펀드 약관에 흔히 쓰는 ‘원금 보존형’이란 표현을 ‘원금 보존 추구형’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추구’라는 말 때문에 투자자가 약관과 설명서를 꼼꼼히 보게 된다는 것.
증권업협회는 개별 증권사의 모든 ELS가 ‘원금 보존형’이라는 식의 광고를 허용치 않기로 했다. 협회 이도연 규제기획팀장은 “일부 ELS의 원금 보존이 가능하지만 모든 상품의 원금이 보장되는 양 광고하는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펀드닥터 이재순 펀드평가팀장은 “최근 만기 해지된 ELS 펀드 수익률이 1%에 못 미치는 일이 잇따르자 ELS 펀드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있다”고 전했다.
8월 12일 만기가 돌아온 랜드마크투신운용의 ELS 펀드 수익률은 0.07%에 그쳤다. 비슷한 시기 만기 해지된 한국투신운용과 KB자산운용의 ELS 펀드도 0.3% 안팎의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펀드 운용계획을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국공채 투자비율이 낮고 회사채 투자비율이 높다면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
대한투자증권 채수환 금융상품팀장은 “주가가 얼마 오르면 수익률이 확정된다는 설명에 현혹되지 말고 투자 대상의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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