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KDI원장, 열린우리 토론회서 쓴소리

  • 입력 2004년 8월 30일 19시 05분


열린우리당은 30일 국회에서 홍재형 정책위원장(오른쪽)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 등 정재계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경제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권영준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과 김광림 재경부 차관은 정책 실패책임론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김경제기자
열린우리당은 30일 국회에서 홍재형 정책위원장(오른쪽)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 등 정재계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경제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권영준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과 김광림 재경부 차관은 정책 실패책임론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김경제기자
열린우리당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경제정책 대토론회’에서는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함께 정책혼선과 반(反)기업정서에 대한 비판과 불만이 쏟아졌다. 또 상당수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여권이 추진 중인 경기부양 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제기했다.

김중수(金仲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정책을 결정할 때에는 현재 경제의 어려움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구조적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통화 및 재정정책으로 대표되는 단기 거시경제정책은 재정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경기부양 정책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김 원장은 이어 “열린우리당은 ‘강한 정책’보다는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정책의 일관성을 주문했다.

이수영(李秀永)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돈 버는 사람이 야단맞는 분위기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지도, (부자들이) 돈을 쓰지도 않는다”며 반기업 정서를 거론했다. 김재철(金在哲) 한국무역협회장은 “경쟁국에 비해 불리한 창업절차를 개선하고 범정부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프리 존스 주한 미 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은 “돈 벌고 기업을 잘하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데 여당 정치인들이 나서야 한다”며 “요즘 한국의 분위기는 이익단체나 시민단체가 의사 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또 “요즘은 과거에 벌어진 일이 현 경제 상황보다 중요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증권 이원기(李元基) 전무는 “정부는 소비 진작책을 쓸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소비를 줄이고 부채를 갚으라고 얘기해야 한다”며 “내수를 진작해 순환적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것은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며 경기부양책에 대한 경계론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시장경제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원리가 작동하는 ‘고통’이며 이를 외면하려는 것이 우리 경제가 불안한 원천”이라고 지적한 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을 ‘한국경제의 위기’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내 이른바 ‘시장주의자’들도 경제와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봉균(康奉均) 의원은 “우리 당의 일부 젊은 의원들에게 호소할 것이 있다”며 “우리가 바라는 기업의 투자 활성화는 대기업이 앞장서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고 성장동력산업의 육성도 대기업이 선도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해소를 제안했다.

홍재형(洪在馨) 정책위원장은 “우리 경제가 위기는 아니지만 특히 내수부문, 체감경기가 어렵다”며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며 경기회복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헌재(李憲宰)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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