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제도]빚 갚는 기간엔 생활 어떻게 하나

23일부터 시행되는 개인회생제도는 지원대상 채무액수를 크게 늘리고 사채 채무도 구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그 범위를 크게 넓혀 신용불량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로운 제도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 본다.

―신청 비용은 얼마나 드나.

“개인회생제를 이용하면 채권자에게 관련 내용을 알리는 데 필요한 인지대와 송달료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채권자가 5명이라면 인지대는 3만원, 송달료는 채권자 1명당 5통씩(1통에 2700원) 6만7500원이 필요하다. 법원 창구에서 신청절차 상담을 받을 수 있지만 변호사나 법무사의 도움을 받을 경우에는 당사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후 절차는 어떻게 되나.

“법원 상담 이후에는 채무를 어떻게 변제하겠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담은 변제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법원은 채권자들을 모아 의견을 듣고 나서 변제 계획의 인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계획안이 인가되기까지는 보통 4∼6개월이 걸린다.”

―얼마나 탕감되나.

“예를 들어 1억5000만원의 빚 원금이 있고 매년 1000만원씩 8년간 갚기로 계획안이 만들어 졌다고 하자. 계획대로 8년 만에 8000만원을 갚으면 나머지 원금 7000만원은 탕감된다는 것이다. 이자도 물론 탕감된다.”

―이 제도를 이용해 빚을 갚는 동안에는 ‘생계비 외에 모든 수입’을 빚 변제에 써야 하나.

“기본적으로 그렇다. 채무자가 매월 갚아 나가야 하는 금액인 ‘가용소득’은 채무자의 총소득에서 최저생계비(2004년 현재 105만원)를 뺀 금액이다. 소득세 주민세 건강보험료도 가용소득에서 제외된다. 또 법원이 피부양자나 물가, 거주지역 등도 고려해 가용소득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가족 가운데 환자가 있어 고정적인 치료비가 나간다면 감안해 준다. 따라서 기본적인 생활은 할 수 있다.”

―이 제도를 이용해 3년 안에 빚을 다 갚을 경우 이자도 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용소득이 계획안을 만들 당시의 예상보다 너무 컸다는 뜻이다. 이는 처음부터 변제 계획이 느슨한 점 등의 이유로 ‘빚의 일부를 탕감하되 채무자는 고통을 감내한다’는 제도의 기본취지에 어긋난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3년 안에 원금을 갚을 수 있었다면 ‘변제능력이 있다’고 보고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도 갚도록 한 것이다.”

―현재 고정수입이 없어도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나.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최장 8년 동안 내핍생활을 하면서 고정적인 금액을 변제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입이 없는 일용직근로자 등은 개인파산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법원의 면책 결정은 언제 받을 수 있나.

“변제가 계획에 따라 완료되면 법원은 나머지 채무에 대해 면책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면책 결정 이후에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리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면책을 받은 것이 드러나면 면책 결정이 취소될 수 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