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백화점 손창록(孫昌祿·59) 사장은 주말을 빼면 거의 매일 백화점과 할인점 점포 세 곳을 돌아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매일 오전 8시 출근해 오전에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본사에서 결재나 회의를 하고 오후 2, 3시경 현장 점포로 나가 매일 밤 10시 할인점 영업이 끝나면 집으로 향한다.
그랜드백화점이 가진 점포는 경기 수원 영통과 일산의 2개 백화점과 강서 계양 화곡 신촌 신당동 등 5개 할인점.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어 하루 3곳을 도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손 사장은 “모두 7개 점포를 매일 세 곳씩 돌다 보니 각 점포 내 진열대 구조나 위치는 물론 제품이 어떻게 놓여 있는지, 하루 이틀 사이에 어떻게 변했는지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며 “각 점포만을 책임지고 있는 점장보다 잘 알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또 7개 점포에서 근무하는 500여명 남자 직원들의 이름도 대부분 욀 정도다.
손 사장이 주재하는 회의도 식품 의류 등 팀별 회의가 대부분이며 매장을 방문했을 때 현장에서 토론을 하고 중요 결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매장을 다니다 개인카드로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도 많다. 신상품 기획전을 시작하면 첫 고객이 돼서 기획전 잘 되라고 사고, 고객이 없어 썰렁하면 매장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사기도 한다고 한다. 7월에는 급여의 절반 가량을 이렇게 썼다는 것.
손 사장은 올 1월 5일에는 밤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남자 직원 전원을 행주대교∼원효대교 구간에서 ‘신년 걷기 극기훈련’을 시켜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그렇게 직원들의 정신무장을 독려했던 손 사장이 요즘은 간부들이나 매장 직원들에게 싫은 소리도 하지 않는다.
“매출이 부진한 것이 어디 직원들 탓인가요. 열심히 하려고 해도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 여건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인 걸요. 매출이 안 오르면 그들인들 오죽하겠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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