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민간의 총금융자산은 4670조원으로 금융자산의 연간 증가율이 15%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2009년경 1경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중에 풀려 있는 돈의 총량으로 현금과 금융권 예금 등을 합친 총유동성(M3)은 6월 말 현재 1200조원이 넘는다.
한은은 M3에서 제외돼 있는 국공채와 회사채, 유가증권 등을 포괄하는 유동성지표 ‘L’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L’이 도입될 경우 유동성 총액이 경 단위에 한층 근접할 전망.
경제 통계단위의 최대수치가 1경원을 넘어서기 전에 정책적으로 화폐 액면단위 변경(디노미네이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한은측의 입장이다.
위조방지 기능을 강화한 신종 지폐를 도입하는 데 2∼3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고 화폐 액면단위 변경을 위해 3∼4년의 준비작업이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수년 내 ‘경 단위’ 통계를 쓸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는 것.
경 단위 통계를 쓸 수도 있지만 각국 통계단위의 최대치가 조(trillion) 단위인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만 과도한 규모의 통계수치를 고집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 한은측의 설명이다.
한편 외국의 경우 불가리아가 1999년 화폐 액면단위를 1000분의 1로 변경했으며,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 중인 루마니아도 내년 7월 화폐단위를 1만분의 1로 바꿀 계획이다. 터키 중앙은행도 내년 1월 1일부터 여섯 자리의 ‘0’을 없애는 화폐단위 변경을 한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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