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때 맞춰 나온 삼성의 채용규모 확대 방침은 실적이 좋은 다른 기업에 영향을 미쳐 하반기 대기업의 전체 채용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은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지난해 6700명에서 20.3% 늘어난 8060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이 같은 채용규모는 5월 말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직후 삼성이 밝혔던 채용규모 7000명보다 1060명 늘어난 것. 이에 따라 상반기에 이미 채용된 3060명을 제외하고 5000명의 신입사원이 하반기에 새로 채용된다.
계열사별로는 삼성전자가 3150명으로 채용규모가 가장 크며 삼성전기(340) 삼성SDI(260) 삼성중공업(200) 삼성물산(150) 삼성테크윈(140) 등도 대규모 공채를 실시한다.
삼성은 하반기 채용 때 그룹 채용광고를 내고 지원서 접수와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 등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이 그룹 단위의 채용광고를 내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그동안은 계열사별 수시모집 방식으로 직원을 뽑았다.
지원서는 삼성그룹의 채용홈페이지(www.dearsamsung.co.kr)를 통해 접수받는다. 지원자는 홈페이지에 있는 회사별 채용공고를 참고해 희망 회사의 지원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번 공채에서 토익(TOEIC) 점수가 인문계 730점, 이공계 620점 이상이거나 이에 상응하는 영어능력을 갖춘 지원자는 출신 대학이나 전공에 관계없이 10월 중 실시되는 직무적성검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삼성은 이번 공채에서 이공계를 50% 이상 뽑을 예정이며 여성인력 채용규모도 지난해 27%에서 올해에는 30%로 늘리기로 했다. 또 중국 등 한자(漢字) 문화권에 대한 사업을 늘리기 위해 국가공인 한자능력 검정자격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안홍진(安弘鎭) 상무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람을 더 뽑고 투자도 늘려 호황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라며 “이와 함께 일자리를 창출해 선도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채용 규모를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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