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너무 많은가 적당한가… 외환보유액, 총외채 추월

  • 입력 2004년 9월 8일 17시 48분


8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총외채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8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
8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총외채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8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총외채(총대외지불부담)를 넘어섰다.

이는 쌓아놓은 외화만으로 정부와 기업, 금융회사 등이 해외에 진 빚을 모두 갚고도 남는다는 의미다.

8일 재정경제부가 내놓은 ‘9월 주요 경제지표’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1704억9000만달러(잠정)로 총외채(3월 말 현재) 규모인 169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보유액이 총외채를 추월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외환위기를 겪었던 한국이 대외지불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재경부는 평가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 말 외환보유액은 당시 총외채 1742억달러의 19분의 1수준인 88억7000만달러로 총외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1%에 그쳤으나 △2000년 말 64.7% △2001년 말 78.6% △2002년 말 84.3% △2003년 말 96.5% 등 해마다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왔다.

6월 말 기준 총외채는 이달 중순경 발표될 예정이지만 그동안 특별한 외채증가 요인이 없었기 때문에 외환보유액이 총외채 규모를 웃돌 것이라는 게 금융계 예상이다.

일각에서는 국제기구나 외국금융기관, 신용평가기관 등이 제기하고 있는 외환보유액 과다보유 논란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펴낸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외환보유액이 단기외채보다 많은 현 상태에서 외환보유액을 계속적으로 쌓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과 일본 중국 등의 외환보유액을 감안하면 결코 많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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