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왕새우 풍어…꽃게 흉어” 어민들 희비 엇갈려

  • 입력 2004년 9월 8일 2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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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해안의 대하(왕새우) 잡이 어민과 꽃게 잡이 어민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하 잡이 어민들의 얼굴은 요즘 활짝 펴졌다. 8일 현지 어민들과 수협 등에 따르면 국내 최대의 대하 집산지인 태안군 안면읍 안면수협 백사장위판장에 반입되는 대하는 하루 평균 600kg으로 지난해 이맘때의 390kg에 비해 53.8%나 늘었다. 지난해부터 산란기 대하 어획에 대한 행정기관의 단속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태안군과 지역어민들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치어방류사업이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획량이 늘면서 값은 다소 떨어졌다. 위판장 낙찰가가 지난해 이맘 때 kg당 2만6000원에 비해 11.5% 하락한 2만3000원에 형성되고 있다.

반면 꽃게 잡이 어민들은 울상이다. 요즘 태안군 근흥면 안흥위판장에 반입되는 꽃게는 하루 평균 400kg으로 지난해 이맘 때 500kg에 비해 20%나 감소했다.

안흥위판장으로 들어오는 꽃게는 그물로 잡은 것으로 태안반도와 인근 꽃게 어획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통발 어업도 신통치 않다. 통발을 이용해 꽃게를 잡는 태안군 소원면 모항항 어민들의 경우 꽃게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최근 꽃게통발을 수거하고 대신 붕장어 및 놀래미 통발을 설치하는 등 포획 어종을 바꾸고 있다.

어민들은 “1일 꽃게 금어기가 풀리자마자 큰 기대감으로 통발을 설치했지만 헛수고였다”며 “붕장어와 놀래미 잡이 등에서나마 만회를 해야 할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산수협 관계자는 “일부 어민들 사이에서는 꽃게 흉어가 올해를 비롯해 수년간 계속되자 이제 꽃게 잡이 호시절은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며 “꽃게 어업도 치어 방류 등의 대책이 점차 필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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