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신용평가회사인 피치와 미국의 금융그룹인 씨티그룹이 8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5% 미만으로 낮춘 데 이어 9일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하강 가능성을 제기했다.
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자료에서 “경기종합지수 등 경기 관련 지표들이 4개월 연속 하락해 경기가 완만히 하강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이 경기의 하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올 들어 처음으로 경제상황이 하반기에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은행 박승(朴昇) 총재도 9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묻는 질문에 “5% 내외의 성장률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하면서 ‘내외’라는 표현을 썼다.
한은의 당초 전망치가 5.2%이고 정부 목표가 5%대인 점을 감안하면 그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것은 내수침체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데다 상반기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등의 성장세가 하반기 들어 둔화되고 있기 때문.
KDI는 “7월 중 경기관련 지표들은 내수의 회복세가 가시화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IT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이 둔화되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성장률을 각각 4.1%와 4.5%로 전망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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