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이전 예정지 부동산 원정투기 280명 무더기 적발

수도 이전 예정지인 충남 연기지역에서 부동산 투기를 일삼은 280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대전지검 특수부는 3월부터 최근까지 연기 지역에서 땅을 허가 없이 거래하거나 땅값 상승을 부추기며 ‘떴다방’ 영업을 한 혐의로 부동산업자 김모씨(43) 등 9명을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27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이 가운데 실제적으로 이익을 본 248명에 대해서는 부동산 투기로 얻은 이익을 환수토록 국세청에 통보했다. 또 공무원 19명에 대해서는 입건 사실을 해당기관에 통보해 징계 등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중 일부는 토지거래 허가구역인 연기 지역 땅을 사고판 뒤 마치 이 땅을 무상 증여하는 것처럼 꾸미는 등의 수법으로 소유권을 이전 등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떴다방 업자들은 수수료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투기사범들 가운데 대전지역 거주자가 122명, 충남지역 거주자가 74명이었지만 서울과 경기지역 주민도 61명이나 돼 ‘원정 투기’가 성행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19명의 공무원 외에 기초의회 의원과 교수, 의사, 연구원, 교사, 군무원 등도 투기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죄유형별로는 △위장증여나 무허가 거래행위가 24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매 제한된 아파트의 매매 중개행위 19명 △무등록 중개영업행위 6명 △명의신탁 및 수탁행위 5명 △미등기 전매행위 3명 등으로 집계됐다.

연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