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종기는 옛 대우중공업에서 건설중장비와 방위사업 부문을 떼어 내 설립한 회사로 구조조정 노력과 함께 중국의 건설특수(特需)가 터지면서 실적이 급격히 좋아졌다.
당초 10여개 기업과 투자펀드가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현대·기아자동차그룹내 철도차량 회사인 로템은 중도포기를 선언했다.
▽누가 뛰어들었나=국내에서는 두산중공업 ㈜효성 ㈜한화 팬택컨소시엄 등이 참여하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효성은 M&A를 통해 중공업 사업부문을 키운다는 생각이다. ㈜한화와 삼영-통일중공업컨소시엄은 대우종기의 장갑차 생산라인에 관심이 많아 앞으로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방위사업 부문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팬택컨소시엄은 특이하게 “중장비와 무선통신기술을 접목시켜 사람이 필요 없는 무인(無人) 중장비를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외국에서는 미국의 대표적 사모투자펀드(PEF)인 칼라일그룹과 JP모건 파트너스가 참여했다. 칼라일그룹은 그동안 방위산업체 투자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냈으나 한국정부는 ‘방위산업 정보유출 우려’를 내세워 건설중장비 부문만 인수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웠다.
▽매각 전망=매각주체인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대우종기가 갖고 있는 한국우주항공(KAI) 지분 28%를 끼워 팔겠다는 원칙을 밝힌 것이 커다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KAI는 1999년 옛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 3사가 빅딜을 통해 2892억원을 현물출자해 설립한 항공 통합법인. 최근에는 고등훈련기 및 다목적헬기사업이 감사원에서 사업타당성 재검토 지적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템은 KAI의 불확실성 때문에 중도포기했다.
다른 변수는 팬택컨소시엄이 대우종기 우리사주조합(ESOP)과 손잡았다는 점.
M&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각가격이지만 노조원의 반발과 집권세력내 분위기 등을 감안할 때 노조원들의 지지를 확보한 팬택컨소시엄이 다른 인수희망자에 비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대우종기 조합원의 80% 이상이 인수참여에 동의했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조합원이 돈을 내는 것이므로 최종선택은 아직 유동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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